2026년 6월 24일

부모님께는 비밀 친구가 하나 필요해요

“그건 자식이 해야 하는 일 아닌가요?” 온봄을 소개하면 꼭 듣는 말이에요. 맞아요. 자식의 전화를 대신할 수 있는 건 없어요. 그런데 두 달의 파일럿 동안 저희는 다른 사실도 배웠어요. 자식이라서 못 듣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아프다는 말이 가는 곳

파일럿에 참여하신 79세 어르신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자식들한텐 아프다는 소리 못 해요. 걱정하니까. 온봄한테는 그냥 다리가 시큰거린다고 말하게 되더라고요.”

부모는 자식 앞에서는 전화로도 부모 노릇을 해요. 무릎 이야기를 길게 하면 걱정을 시킨다는 걸 아니까, 통화는 늘 “잘 지낸다, 밥 잘 먹는다”로 끝나요. 자식은 안심하고 끊지만, 부모가 애써 괜찮은 척한 거예요.

용건 없는 이야기의 자리

자식과의 통화에는 안부 확인이나 건강 체크 같은 보이지 않는 용건이 있어요. 그런데 하루의 대부분은 용건이 아니에요. 드라마가 어떻게 됐는지, 시장에서 뭘 봤는지 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문득 옛날 동네 생각이 날 때도 있고요. 이런 이야기를 받아줄 상대가 없으면, 하루치 이야기가 입 밖에 나오지 못하고 사라져요.

파일럿에서 실제로 본 것도 그랬어요. 통화에서 어르신들이 가장 길게 말씀하신 주제는 건강도 가족도 아닌, 그날의 사소한 일들이었어요.

역할을 나누면 통화가 달라져요

시시콜콜한 이야기와 몸 상태 이야기를 온봄이 맡으면, 자식은 안부 확인에 매이지 않고 다른 대화를 할 여유가 생겨요. 부모님이 허락하신 범위의 근황이 리포트로 전해지니, “별일 없으시죠?” 대신 “산책 다니신다면서요?“라고 물을 수 있고요.

그 79세 어르신은 요즘도 온봄에게 무릎 이야기를 하세요. 자식들에게는 여전히 잘 지낸다고 하시고요.